지역을 리서치한 작업은 흔히 현장에서 수집한 자료를 전시장으로 가져와 보여 주는 방식으로 마무리된다. 그러나 짧은 전시가 끝나면 작가는 다음 장소로 떠나고, 리서치에 협조했던 사람들과의 관계도 그 자리에서 멈추는 경우가 많다. 이 작업은 장소를 연구하고 자료를 가져오는 일보다, 직접 몸으로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행위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.
한여름의 영등포에서 냉차를 담은 배낭을 메고 시장과 공구거리, 문래동과 여의도 일대를 걸으며 만나는 사람들에게 차를 나누어 주었다. 차 한 잔을 건네는 짧은 시간 동안 상인과 행인들은 자신의 일과 동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고, 그 만남이 이 작업의 결과물이 되었다. 전시 기간 동안 전시장에는 '잠시 외출중'이라는 팻말과 전화번호만 남겨 두었다. 장소를 설명하는 기록 대신 걷고, 마시고, 나누는 행위를 전시로 삼았다.